예민한 아이 육아법은 따로 있다.
이 책은 우리 아이가 4살때 처음 읽었던 책입니다. 서점에 갔다가 프롤로그만 읽어보고 이건 내 얘기다 싶어서 홀린듯 사서 바로 읽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책의 도움을 받은 이야기와 그래서 지금 예민한 우리 아이는 어떤지 근황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프롤로그 중 꽂힌 문장
당신의 아이는 일상을 방해 받으면 화를 내는가?
당신을 이 방 저 방으로 졸졸 따라다니며 혼자서는 놀지 못하는가?
매일매일 아이를 밥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이 힘겨운가?
밤새 자주 깨는가?
내 아이가 평범한 것 같지 않은가?
마치 저의 일상을 꿰뚫고 있는 듯한 프롤로그 문구만 보고 바로 책을 구매 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4살 까지도 밤에 계속 깨고 내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해 나도 아이도 늘 수면부족 상태 였고, 독박육아 하는데 아이가 혼자 놀지 않고 하루종일 쫓아다녀서 도저히 하루종일 아이를 케어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어린이집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보내서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밤에 자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한 순간이 없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1년 내내 하루도 울지 않는 날이 없었고, 정말 모든 아이들이 이런걸까? 의심이 들고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죄책감도 드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차례
이 책의 차례에 나열된 제목만 봐도 저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 하루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 우리 아이를 표현해 줬기 때문입니다. 제 입으로 차마 이야기 할 수 없었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들이었습니다.
- 정해진 일상만 고집하는 아이
- 막무가내로 떼쓰는 아이
- 힘겨운 식사시간
- 엉망진창 취침시간
- 악전고투 배변훈련
- 전쟁 같은 목욕시간
- 두려움과 공포증
- 놀이시간과 사회불안
- 부모의 양육방식
- 부모를 괴롭히는 분리불안
- 아이가 어쩌지 못하는 감각문제
- 위험할 수 있는 극단적인 행동
도서리뷰
책을 읽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어떤 부분이 저한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돌아보고 현재는 어떤 상태인지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예민한 아이 육아법은 따로 있다'는 각 챕터마다 부모의 고민, 예민한 기질의 아이의 속마음을 사실적인 상황에 대입해서 쉽게 설명해 주고, 어떻게 해야할지 부모가 취해야할 구체적인 행동까지 제안해 줍니다.
4살 때 우리 아이는 똑같은 접시에 똑같은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했고, 만약 제가 다른 모양의 접시를 주거나 하면 짜증을 내거나 본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데, 제가 다르게 하라고 제안을 하면 엄청 화를 내면서 그 행동을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아가 생겨서 자기 주장이 생긴 것인가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행동은 더 강화 되었고, 저는 쓸데 없는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요 -
예민한 아이들은 대부분 고집을 부린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고, 아이들이 그 불안을 이겨내려고 주변환경을 통제하고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상황을 만들고 싶기 때문에 떼를 부리거나 고집을 피워 자신의 안정감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고집을 어떻게 꺾는 가에 집중 했다면, 이제 불안에 휩싸여 어쩔줄 모르는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 싶은 생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어떻게 답변해 주면 좋을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전에는 훈육 하겠다는 마음 혹은 못된 성질을 고쳐보겠다는 마음으로 크게 화를 내거나 무섭게 훈육의 자세를 취했다면 이제는 이전처럼 화가 나지 않고, 걱정의 마음이 더 앞서기 때문에 가르쳐줄 이야기를 더 차분히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아마다는 자기 인생이 애슐리의 짜증을 한 고비 한 고비 견뎌내는 삶처럼 되어 버렸다고 느꼈다. 항상 마음을 졸이며 언제 갑자기 애슐리가 다시 짜증을 부려 일상을 완전히 망쳐버릴지 걱정했다."
저는 아이와 함께 어딜 가거나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려고 할 때 늘 이런 마음 이었는데, 이 걸 누군가에게 내 감정 그대로 털어놓으면 나쁜 엄마가 되곤했습니다. 친정엄마도 남편도 친구도 아이가 다 그렇다며 - 마치 제가 모성애나 애정이 부족해 아이를 탓하는 것처럼 얘기할 때면 매 번 상처받기도 하고, 너무 답답한 어떤 날은 ' 내가 다 잘못 한거니까 내가 사라지면 나아질까?' 라는 생각까지 문득 드는 날도 있을 정도 였습니다.
이 책은 심지어 외국에서 활동하는 아동상담심리치료사가 쓴 책 이라 외국의 사례 인데도 불구하고 나와 똑같은 상황을 마주하고 있고, 그건 내 잘못이 아니고 예민한 아이는 그런 아이일 뿐이니, 그건 이렇게 해봅시다!라고 실제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을 만났을 때 이렇게 든든하고 다시 희망차 오르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사례와 조언하는 솔루션 중 우리집 꼬마는 몇 가지는 고쳤고 몇 가지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똑같은 일상과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강박적인 증상,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갈 때마다 울던 증상, 배변훈련 등은 힘든 시기를 거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모두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분리불안, 옷이나 양말 , 머리 묶는 데 발생하는 감각 처리 부분, 수면분리 등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그럴 때마다 책을 다시펴 그 부분을 다시 읽어보곤 합니다. 물론 책에서 하라는 데로 하지만 잘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제가 실천을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아이가 나와 달리 매우 예민한 기질이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불안을 가지고 있으며, 그 불안으로 인해 방어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대부분이니 문제행동이라 인식하지 말고 극복해 보려고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제가 받아들였다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엄마의 자존감도 지키고, 아이 한테 포기하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주위 친구엄마들, 아이의 친구들하고 비교하면 끝도 없이 정상적 이지 않은 아이를 보며 매 번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친구와 비교되는 행동을 하는 아이한테 실망 할때면 집에 돌아와 예민한 아이 육아법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아이가 그래도 전보다 많이 나아져 간다는 사실에 희망을 가지며 오늘도 노력 중입니다.
예민한 아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포스팅에 소개한 차례 글에 내 아이가 속하는 것 같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하는 육아도서입니다.